직전주 거래액보다 43.9%↓

매주 4조 넘던 外人 순매도

지난주엔 1.2조 규모 그쳐

국내 증시의 매도 압력을 가중해온 공매도 거래 규모가 감소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재료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매도 감소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줄었다는 의미로, ‘2+2 고위급 통상협의’ 개최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5거래일(14~18일)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927억 원으로 직전 주(1조568억 원) 대비 4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후 첫 주간(4월 첫째 주·1조2816억 원)과 비교해서도 53.7%나 줄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미리 매도한 뒤 사들이는 투자기법으로 주로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와 같은 전문투자자들이 활용해 왔다. 특히, 지난달 31일 공매도 재개 이후 80% 후반에서 맴돌던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지난 18일은 77.6%까지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4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매주 4조 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지난주에는 순매도 규모가 1조2762억 원에 그쳤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와 대차잔고 데이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의 매도 압력이 줄어든 것은 주식시장에 관세 요인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주 초 미국은 한국 등 무역협상 최우선 5개국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고 있다. 또, 지난달 말 147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420원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팔 이유도 줄었다. 오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주요국 간의 무역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관세정책 압박의 최정점을 확인한 상태로 더 나빠질 게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이 중국과의 갈등 해소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증시에 대한 낙관론은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중국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관세 영향권이라는 점에서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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