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자산 수요 갈수록 커져
달러인덱스 40년만 최대폭 하락
관세정책 불안에 금 매수 많아져
국내 골드뱅킹 이달만 384억 ↑
골드만삭스 “내년중반까지 상승”

원·달러 환율 장중 ‘1418원’

관세 전쟁이 고조되면서 ‘골드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변덕스러운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도 약세를 보이면서 금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확실성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 속에 금값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은 지난 7~8일 일시적으로 3000달러 선이 무너졌지만, 다시 상승하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16일(현지시간) 트로이온스당 3346.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26.7% 상승한 수준이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는 3395.0달러까지 올랐다.
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 관세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위험이 확산하면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수요가 커져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다. 하지만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올해 들어 이달 16일까지 8.4% 추락하며, 40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미국 관세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달러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 매도세는 잦아들었지만, 달러 가치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DXY는 98.6으로, 2022년 4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99선 아래로 내렸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그 ‘피난처’로 금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수를 늘리고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 우려로 상장지수펀드(ETF)와 장외시장을 통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 ETF ‘SPDR 골드셰어스’의 일일 운용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42조 원)를 사상 최초로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금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1조6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조 원을 넘긴 이후 이달 들어서만 384억 원이 불어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보다 4.7% 증가한 607억4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전월 대비 2.9% 감소였으나,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면서 불과 5거래일 만에 40억 달러 넘게 증가한 것이다.
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까지 금 가격이 4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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