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원 절반의 의사만 표명됐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의 의견(여론조사)도 남아서 결과를 쉽게 속단할 수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는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영남권 민주당 대선 경선 현장에서 90.81%를 득표한 후 ‘대선 후보가 되는 데 이변이 없을 것 같다’는 기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충청권과 영남권 경선을 합산한 이 후보 득표율은 89.56%다. 김동연 후보는 합산 5.27%, 김경수 후보는 5.17%다.

이 후보는 조심스럽게 답변했지만 ‘민주당 경선이 꼭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까지 회자되는 상황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권리당원은 “마치 이재명 옹립식 같다”고 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가 등장할 때부터 정견발표는 물론, 퇴장 때까지 함성으로 호응하며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후보 간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은 거의 찾기 어려웠다. 이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김동연·김경수 후보 말씀대로”라며 벌써 통합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모두가 이기는 경선이 돼야 한다”는 김경수 후보에게는 ‘낮은 득표율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붙었다. 김동연 후보는 “착한 2등을 하러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이 후보에게 각을 세우지 않았다.

비명(비이재명)계 후보 지지자들도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경선과 관련해 쓴소리를 내놓았다. 이들은 3년간 당권을 잡았던 이 후보가 ‘포스트 이재명’이 없는 데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남 김해시에 거주하는 최모 씨는 “한 사람의 독주는 다른 사람이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경북 경산시에 사는 이모 씨는 “친명(친이재명)이 아니더라도 포스트 이재명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당내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민정혜 기자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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