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CEO 회사주식 대량 매각

 

저커버그, 1~2월중 7.3억 달러

다이먼, 1분기 중에 2.3억달러

관세규모 언질 있었나 논란 일듯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상호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하기 전인 올 1분기에 주요 미국의 갑부들이 대규모로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포함된 갑부에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 등이 포함됐다. 상호관세 규모에 대한 언질을 받은 것인지, 파장을 예견한 것인지 논란이 일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내부자 거래 분석업체 워싱턴서비스 분석을 인용, 저커버그 CEO가 자신과 아내 프리실라 챈이 세운 자선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ZI) 등을 통해 올해 1분기 중 메타 주식 110만 주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매각 시점은 올해 1~2월로, 매각 지분의 가치는 총 7억3300만 달러(약 1조400억 원)에 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1분기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매각한 기업 경영진의 사례였다. 저커버그는 지난 1기 트럼프 행정부 때는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지만 지난해 대선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급속하게 가까워졌다. 매각 시점인 1∼2월은 메타 주가가 사상 최고점에 달했던 시점으로, 메타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2월 고점 대비 32% 하락한 상태다. 저커버그 CEO에 이어 주식을 많이 매각한 갑부는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CEO인 새프라 캐츠다. 그는 1분기 중 7억500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 주식 380만 주를 매각했다. 오라클의 주가 사상 최고치는 지난해 말이었는데 1~2월 역시 이와 비슷한 주가를 기록했다. 오라클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후 12%가량 떨어졌다. 소프트뱅크 임원 출신인 니케시 아로라 팔로알토네트웍스 CEO는 4억3000만 달러가량의 주식을 매도, 3번째로 많은 주식을 매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다이먼 CEO는 1분기 중 회사 주식 2억3400만 달러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이먼 CEO는 지난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으로 침체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상호 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방산 기술기업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의 스티븐 코언 대표가 3억3700만 달러어치 회사 주식을 매각하는 등 1분기 중 회사 지분을 매각한 미 상장기업 내부자는 총 3867명, 매각지분 가치는 총 155억 달러(22조 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통상적으로 기업 경영진 등 내부자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팔아치울 경우 이는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블룸버그는 “1분기는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였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 기술주가 급등세를 보였지만 4월 2일 이른바 ‘해방의 날’을 앞두고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 달러가 사라지는 매도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민병기 특파원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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