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출마권유 전화에 충실히 응대

국힘서도 ‘한덕수 출마’ 상수로 계산

민주 “한덕수 출마 여부 노코멘트 발언은 불쉿”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르면 다음 주 중반 권한대행직을 전격 사퇴한 후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범보수진영 지지율 1위라는 현상에 대한 책임, 대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유일한 ‘경제통상 후보’라는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덕수 때리기’에 골몰하던 국민의힘도 한덕수 출마를 사실상 ‘상수’로 여기고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축을 고려하는 등 미묘한 기류 변화가 읽히고 있다.

21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최근 각계의 출마 권유 전화 등을 거절하지 않고 충실히 응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년간 인연을 이어온 정치·경제계 인사들과의 교류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은 전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밝히면서, 대선 출마 의지를 사실상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율 추세도 한 권한대행의 결단을 부추기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보수층의 선호도’에서 17%로 보수 후보 중 1위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10.6%로 보수 주자 중 선두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율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선거 막판 ‘바람’을 일으킬 요건을 갖춰가고 있다”고 했다.

구여권 일각에선 ‘선거 구도’를 재정립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고물가·고환율로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한 권한대행이 대미 관세협상을 이끌며 ‘경제통상 대통령’ 이미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선 막판에 국민의힘 최종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과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대세론’을 막을 단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내부 기류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한덕수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김문수 후보), “한 대행까지 경선에 합류해 3강 단일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이철우 후보) 등의 발언이 터져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장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내란죄 수사에 응하라”고 했고, 김민석 최고위원은 “(‘노코멘트’ 발언은) ‘bull shit’(헛소리)”이라며 “내란 공범 대행이 노욕을 꿈꾼다”고 날을 세웠다.

손기은 기자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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