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서 경찰·역사 직원과 충돌
4호선 열차 20분간 정차·지연
장애인 단체가 약 1년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면서 21일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들의 출근길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지하철 승강장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휠체어를 탄 시위 참가자가 끼는 등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4호선 혜화역 내 승강장에서 ‘62차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서며 경찰·서울교통공사 직원 등과 충돌을 빚었다. 릴레이 발언을 이어가던 휠체어 탑승자들이 일제히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자, 이들을 둘러싸고 있던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막아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격렬해졌다. 전장연 회원들은 “싸워라! 싸워라!” 외치면서 몸을 열차 쪽으로 밀어붙였다. 지하철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한데 얽히면서 20여 분 동안 극도의 혼란이 이어졌다.
지하철역 곳곳에서는 “좀 나오세요!” “숨을 못 쉬겠다고!” “제발 지하철 타게 해줘!” 등 비명 섞인 고성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타고 있던 휠체어가 거꾸로 엎어져 박 대표가 지하철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하철을 타고 있던 시민들은 출근길에 벌어진 위험한 상황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열차는 약 20분간 정차했고 다음 열차부터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오전 9시 30분쯤 서울교통공사가 순차적으로 전장연 시위대의 휠체어 탑승을 허용했다. 전장연은 이후 여의도 국회로 이동해 각 정당에 정책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들은 장애인 권리 입법, 탈시설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며 곳곳에서 노숙 농성과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지운 기자, 조언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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