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어스 ‘나의 구름’, 127×127㎝, 종이에 프린트, 2024.
오비어스 ‘나의 구름’, 127×127㎝, 종이에 프린트, 2024.

부활절을 맞아 출석하는 예수향교회에서 칸타타 공연이 있었다. 중소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무명의 출연자들이 보인 음악적 역량은 놀라웠다. 무대 세트만 없었을 뿐이지 음악적 완성도는 뮤지컬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만약 인공지능 인터페이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노래와 관련된 영상까지 입체적으로 구현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은 프랑스 창작그룹 ‘오비어스(Obvious)’의 전시(선화랑)에서 자극받은 바가 있어서다. 포트렐(P. Fautrel), 카셀-뒤프레(H. Caselles-Dupre), 베르니에(G. Vernier) 3인의 테크노아트 협업은 경이로움을 넘어 충격적이다. 단순한 명령어를 이미지로 구현하는 것은 벌써 고전이 됐다.

인간의 뇌를 스캔하여 내면 세계를 들춰내는 시각적 결과물들은 놀랍지만, 그렇게 달갑지는 않다. 사람의 정신과 몸을 지배하고 결정하는 또 하나의 신계(神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억 속에 떠도는 구름…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커튼 등의 기발한 연상으로만 머물렀으면 좋겠다. 도구는 도구일 뿐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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