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여파 달러채 수요 급감
기업들 외화 대출도 차질 빚을듯
미국발(發) 관세 전쟁 여파로 채권시장이 요동치자 금융회사들이 2분기 외화채권 조달 영업 개점휴업을 선언했다. 90일 유예된 미국 정부 상호관세 정책 가닥이 잡힌 뒤 조달에 나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까닭인데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외화 대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달러채 수요조사 일정을 연기했다. 당초 오는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5억 달러(약 7290억 원) 규모의 달러채를 차환하려 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 막판에 취소했다. 차환은 빚 상환을 위해 다시 빚을 내는 것을 말한다. 하나증권도 3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조달 계획을 미루기로 결정, 외환 당국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과 하나증권이 이달 들어 외화채권 조달을 연기한 것은 외화채 조달시장의 벤치마크(기준) 금리로 통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요동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관세 전쟁 여파로 달러화에 대한 시장 불신이 확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채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쳐 신용도 우량기업 회사채 위주로 수요가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도 심화해 저신용 기업은 스프레드(가산금리)가 5%포인트까지 붙고 있다. A은행 자본시장 부행장은 “최근 홍콩 등 아시아 채권시장 허브를 둘러보니 지금 외화채 조달에 나서는 기업은 시장에 외화 관리가 좋지 않다는 인식까지 심어줄 수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외화채 조달 관리에 들어가면서 기업 외화대출에 보수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만 놓고 보면 이들 은행이 발행한 외화채권 중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33억6500만 달러(약 4조7867억 원)에 이른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만기 상환을 하더라도 외화대출 유동성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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