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d의장 때리기’ 후폭풍
관세따른 경기 악화 조짐에
트럼프, 파월에 화살 돌리며
“당장 금리 내려라” 또 압박
시장 불확실성만 부각되며
주식·채권·달러 동반 급락

부활절 달걀 굴리기 시~작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 후폭풍으로 경기 악화 조짐이 보이자 21일(현지시간) 통화정책 책임자인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실패자”라고 칭하며 재차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파월 의장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되며 주식·채권·달러 가치가 동반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선제적 금리 인하’(Preemptive Cuts)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에너지 비용이 크게 하락하고 식료품 가격도 상당히 낮아졌으며, 대부분의 다른 물가도 하락세를 보인다.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비용들이 이렇게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항상 너무 늦는 사람이자 중대 패배자인 (파월 의장이) 지금 당장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은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일곱 번이나 내렸다”며 “파월이 늦지 않았던 유일한 때는 바로 선거 기간이었는데, 그때 (파월은) 슬리피 조(조 바이든 전 대통령), 나중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 그 결과가 어땠는지 보라”며 재차 파월 의장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는 전날 파월 의장이 상호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그는 내가 (사임을) 요구하면 물러날 것”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돼야 한다”며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파월 의장을 압박했다.
계속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은 오히려 금융시장에 역효과를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하면서 이날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2% 넘게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가 많이 떨어져 테슬라는 5.75% 급락하며 227.50달러에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 역시 4.51% 하락한 96.91달러에 마감하며 또다시 1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아마존(-3.06%), 메타(-3.35%), 알파벳(-2.29%) 등 다른 대형 기술주도 3%대 낙폭을 보였다.
투자자금의 미국 시장 이탈과 함께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장중 97.9까지 저점을 낮추며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이 4.41%까지 치솟았다. 달러가 안전자산으로서 가치를 상실하면서 자금은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렸다. 이날 금 가격(현물)은 온스당 3428.3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앙은행 독립성 흔들기가 계속될 경우 금융시장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졌다. 투자은행 에버코어에서 글로벌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팀을 총괄하는 크리슈나 구하는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만약 실제로 Fed 의장을 해임하려 한다면 채권금리 상승, 달러 가치 하락, 주식 투매 등 강한 시장 반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마트·타깃·홈디포 등 미국 소매업체 CEO들과 회동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관세정책에 따른 유탄을 정면으로 맞은 유통업체 달래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백악관 회동 후 월마트와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황혜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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