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포럼서 ‘일본과 협업’ 강조

 

‘수출주도 한계 극복’ 제언 통해

“저출생·저성장 동병상련 처지

LNG 구매·소부장 협력 등 이득”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22일 “한국 경제와 비슷한 파트너와 함께 시장을 키워야 한다”며 일본과의 협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중 패권경쟁 심화 속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저물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경제 규모가 작고 성장이 정체된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선 유럽연합(EU)처럼 연대를 통해 저성장·고비용·고령화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된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른바 수출 중심 성장모델 한계 극복을 위한 5대 제언을 통해 “결국 경제 규모와 인구 등이 국제 룰(규칙)을 정하는데, (파트너로서) 당장 생각나는 건 일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룰 테이커’(규칙 추종자)이고 저출생·저성장에 있어 별다른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동병상련”이라며 “LNG 공동 구매와 탄소 포집(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기술) 활용,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 등에서 협력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중국 등은 규모로 봤을 때 흡수·합병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경제적 협력을 통해 이익이 생길지 장담할 수 없다”며 “독일이나 프랑스 등이 협력한 EU가 아직 건재한데,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강화되면 아시아 다른 국가도 더 늘리는 방식을 통해 EU 정도 사이즈를 만들어 룰을 강요받지 않는 위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 이번 기조연설에서 “고급 두뇌 유치를 통한 내수 확대가 필요하다”며 “일정 규모 이상 고급 인재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소비·세입이 증가해 경제성장은 물론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경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이른바 ‘소프트머니’ 창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며 “이는 전략적 해외 투자를 늘리고 지식재산권 수출을 늘리자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이 외 구체적 실행 방법론으로서 △인공지능(AI) 산업 기반 조성·파격적인 규제 완화·인센티브 지원 등을 뼈대로 하는 ‘메가 샌드박스’ 구축 △보상·혜택 제공 등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민간 주도 사회문제 해결 방식 등도 제안했다. 특히 메가 샌드박스의 경우 세계에서 시행된 적은 없지만 1석 다조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최 회장은 앞서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명시된 규제사항 외에는 모두 허용)으로 바꾸고, 지역 스스로 글로벌 기업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산업 생태계의 총체적 개혁을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싱크탱크인 미래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급변하는 국제질서 흐름 속에서 국내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준영 기자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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