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초록우산 심사위원장賞 - 손유빈 고헌중 학생

To. 외할머니.

여름이 다가오니까 할머니 생각이 나네…. 안녕 할머니. 나 할머니 손녀 유빈이야! 벌써 할머니가 별 따러 하늘로 잠깐 올라간 게 6년이나 지났네, 보고 싶다.

그거 기억나? 나 유치원 마치면 할머니가 항상 빨간 모자 들고 기다렸는데 여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감기 걸린다고 그 빨간 목도리, 모자 들고 있던 할머니가 요즘 너무 기다려지네.

여름이 오는 중이라서 그런가? 할머니가 우리 집에 왔던 적 있었잖아, 나는 그때 아무것도 모르고 신났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서야 알았어. 할머니가 아파서였다는 걸. 그때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그치? 그래도 할머니는 아픈 거 다 참고 나 놀아주고 밥 차려주고 생각만 해도 미안해지네. 나도 이제 밥 잘하는데, 내 밥 한 숟가락이라도 먹고 가지. 뭐가 그렇게 급했어…. 할아버지 때문인가? 그럼 좀 질투 나는데!

요새 엄마는 할머니 보고 잘 안 울어. 근데 신기하게도 아빠가 운다? 여름 되니까 할머니가 해주시던 오이냉국이 먹고 싶대. 우리 아빠 진짜 웃기지, 근데 나도 할머니가 해주는 오이냉국이 좀 많이 생각나긴 한다. 나중에 해줄 거지?

엄마가 나 요새 자주 혼내. 시험을 망쳤다나 뭐라나. 울 할머니는 안 그러는데. 엄마는 변종인가 봐. 좀 있으면 할머니 보러 갈 건데 그때 동안 나 기다려줄 거지? 내가 이쁜 꽃 한 송이 사들고 갈게. 그리고 이것만 기억해줘. 많이 많이 보고 싶어. 힘들 때나 기쁠 때도 나의 청춘은 할머니야!

‘할머니 손녀 유빈이가 할미 많이 사랑한다’ 이거 꼭 기억해줘. 사랑해 할머니!

할머니뿐인 손녀 유빈이가.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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