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투고타저’ 극심… 1점대 평균자책점 6명
스위퍼 더 예리해진 네일 0.74
체인지업 마술사 고영표 1.65
올해 전체 평균자책점은 4.21
지난해 4.68보다 0.47 하락
S존 하향·공인구 변화 등 원인

KBO리그에서는 규정이닝을 채운 1점대 평균자책점은 ‘꿈의 기록’으로 대접받는다. 출범 44년째를 맞는 KBO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은 총 26차례 나왔다. KBO리그 첫 1점대 평균자책점의 주인공은 1982년 OB(현 두산) 박철순(1.84). 1980년대엔 박철순을 포함해 총 14명이 ‘1점대 짠물투’를 선보였다. 1990년대엔 모두 11명의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나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의 명맥이 뚝 끊겼다. 지난해까지 2000년 이후 1점대 평균자책점은 2010년 류현진(1.82)이 유일했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한 시즌 최저 평균자책점은 2023년 NC에서 뛴 에릭 페디의 2.00이었다.
그런데 올해 22일 기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투수가 6명이나 돼 15년 만에 1점대 ‘방어율왕’ 탄생이 기대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점대를 유지한 투수는 단 3명이었다. 올해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유지중인 투수는 모두 14명이다. 지난해는 6명이었다.
KIA의 제임스 네일이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현재 이 부문 1위(0.74)를 달리고 있고, 이어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1.01)·소형준(1.44)·고영표(1.65·이상 KT), 요니 치리노스(LG·1.69) 등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해 첫해부터 방어율왕(2.53)에 등극한 네일은 올해 약점을 찾기 힘들다. 특히 구위가 더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주무기인 스위퍼는 지난 시즌보다 더 예리하게 꺾인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의 움직임이 더 커졌다. 여기에 반대로 꺾이는 투심패스트볼의 존재가 더 네일의 가치를 올려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KT의 선발투수들도 주목해야 할 후보들. 그중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6승 8패·평균자책점 4.95)를 받은 고영표는 지난 20일 키움전에서 완봉승을 달성하는 등 올해 5차례 등판에서 4번이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KBO리그가 시즌 초반 극심한 ‘투고타저(投高打低)’ 양상을 보이는 것도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22일까지 118경기를 소화한 올해 KBO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4.21로, 지난해 비슷한 경기 수 기준(4월 20일·116경기) 4.68보다 무려 0.5 가까이 떨어졌다. 현재 리그 전체 179홈런과 안타 2025개도 지난해 같은 기간(홈런 217개·안타 2192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일선 현장에선 자동볼판정시스템(ABS) 스트라이크존 하향 조정과 공인구 반발계수 하락을 투고타저의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올 시즌 공인구 반발계수는 평균 0.4123인데, 지난해(0.4208)보다 0.0085 낮아졌다. 기준치(0.4034∼0.4234) 내에서 변화한 수치. 그러나 반발계수가 0.01 줄면 타구 비거리는 2∼3m 정도 줄어든다. 2년 연속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SSG의 드류 앤더슨은 “실제 체감하는 올해 공인구는 실밥 두께가 조금 두꺼워졌다. 실밥이 두꺼워지면 홈런이 적게 나오고, 직구엔 무브먼트(움직임)가 생긴다”고 귀띔했다.
정세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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