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사조그룹 부진타개 사활

 

해외시장 역량 집중 나선 동원

F&B 등 계열사 지주사로 편입

 

주진우 회장 대표 복귀한 사조

‘매출 개선’ 책임 강화로 풀이

 

다른 승부수로 불확실성 해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내 참치업계 양강인 동원그룹과 사조그룹이 각각 내수 중심 사업구조 재편과 오너 경영 복귀를 통해 위기 타개를 모색하고 나섰다. 동원은 올해를 해외사업 개척 원년의 해로 삼고 ‘글로벌 식품 사업군’ 출범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사조는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21년 만에 오너가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은 K-푸드 열풍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국내 식품 계열사인 동원F&B를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그룹 내 분산된 식품 계열사를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동원F&B의 수출 비중은 현재 2.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동원산업이 동원F&B를 품은 뒤 ‘동원홈푸드’,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세네갈 자회사 ‘스카사’ 등 식품 관련 계열사 4곳을 글로벌 식품 산업군으로 묶어 글로벌 식품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계열사에 흩어진 연구·개발(R&D) 조직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해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도록 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성장은커녕 현상유지조차 힘들어진다”며 기존 사업 방식에서 벗어난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동원 관계자는 “해외 계열사와 연합해 미국·캐나다·러시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지난해 기준 22%였던 식품 사업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사조는 최근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수산업 계열사 사조산업 대표로 복귀했다. 주 회장이 대표로 복귀하는 것은 21년 만으로, 매출 개선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선 새로운 성장 정책과 미래 비전이 명확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자가 오너로 바뀐다고 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지는 의문이 든다는 시선도 있다.

사조산업은 각국 원양어업 부문 규제 심화와 국내 식품업계의 판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매출 6352억 원, 영업손실 93억 원을 기록하는 등 2023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현재 주 회장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음에도 주 회장이 전격 복귀한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이 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 부회장의 리더십과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 회장이 직접 나서 경영과 함께 승계까지 관리하려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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