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현지공략 기회

對中 견제 본격화로 반사이익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넘기 위한 돌파구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 값싼 중국산 배터리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올해 36억8000만 달러(약 5조2561억 원)에서 2030년 50억9000만 달러(7조27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6.7%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 ESS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인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4GWh 규모(4인 기준 40만 가구)의 주택용 ESS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넥스트라 에너지와 4374억 원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7년부터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ESS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온은 사내 ESS 사업부서를 이석희 사장 직속 조직으로 격상하고, ‘ESS 솔루션&딜리버리실’도 신설했다. SK온은 올해 말까지 북미 ESS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목표로 세웠다.

본격화한 미국의 대중 견제도 호재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해 북미 ESS 배터리 수요 78GWh 중 약 87%(68GWh)를 CATL·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견제를 더욱 강화하는 추세로, 이는 한국 배터리 업체 및 소재사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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