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변수 늘린 교육부 비판

교육개혁 공약도 불안 키워

“2026년 의대 정원 감소 초경쟁 시대 65만 명 대입전쟁이 시작됐다.”

교육부가 지난 17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사교육 시장이 들끓고 있다. 내년 의대 증원분인 2000명이 사라지면서 대입 정책 불안정성이 대폭 높아지자, ‘대입전쟁’ 등 문구를 내세운 학원가 마케팅까지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다. 교육부가 의대 증원을 두고 갈지자 행보를 보인 탓에 대입 변수가 커지자 교육계에선 “교육부가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3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의대 모집인원이 사실상 줄어들며 수능 대비 특강을 문의하는 학부모 전화가 밀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모집인원이 동결되자 수능 경쟁률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 탓으로 보인다. 일단 수험생 규모가 대폭 늘어난 점이 주요 변수다. 2007년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올해 고3 학생 수는 전년 대비 5만 명 정도 많은 약 45만 명이다. 또 2028년 대입 개편 전 수능을 보려는 N수생이 몰려들며, 올해 N수생 규모는 2001학년도 이후 최대인 2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학원가는 이를 이용한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A 학원은 학원 블로그에 “의대 모집인원 감소 초경쟁 시대, 역대급 입시경쟁을 맞이하게 됐다”며 “총체적 컨설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홍보글을 올리기도 했다. B 재수학원도 “증원 없이 정원이 유지된다는 것은 초경쟁 체제가 지속될 것임을 나타낸다”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내걸었다.

조기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앞다퉈 내놓는 수능 연 2회 시행, 공공의대 설립 등 교육개혁 공약도 학부모 불안을 키우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8년 대입 개편안이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바뀐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초등학생들까지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학부모들이 학원에 전화해 ‘(3058명 동결에 대해)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입시 변경 요인이 발생하면 관련된 사교육은 무조건 폭증한다”며 “이는 지난 수십 년간 검증됐던 사안으로, 교육부가 예측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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