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전쟁’ 수출 돌파구 찾아라 - <1> 시장·품목 다변화 시급
미국·중국·베트남 비중 50% 육박
반도체·석유·철강·선박 등
주력 품목도 수십년째 같아
통상갈등 리스크 확대되며
관세부과 뒤 대미 수출 14%↓
승용차 수출도 6%대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1월 재취임하며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기조 아래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며 미·중 시장에 집중된 한국의 수출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 특정 국가·특정 품목에 수출 비중이 몰려 있어 통상 환경 급변에 더 취약한 만큼 미국발(發) 통상 불확실성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시장·품목 다변화를 통해 수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 총수출액 가운데 미·중으로의 수출 비중은 지난 2020년 40.4%에서 완연히 감소하다 2023년 38.0%를 거쳐 지난해 38.2%로 재차 소폭 증가했다. 이 기간 대(對)중국 수출액 비중은 2020년 25.9%에서 지난해 19.5%로 줄었지만 대미 수출액 비중은 2020년 14.5%에서 지난해 18.7%로 늘어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이런 추세는 오히려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한국 수출 성장세의 발목을 잡게 됐다.
한국의 수출이 미국과 중국 등 특정국에 집중돼 있는 현실은 수출 현황 관리 측면에서는 효율적이지만 미·중 시장이 불안해지면 그만큼 위기에 노출될 여지도 많다. 여기에 더해 한국의 주요 해외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베트남까지 미국의 상호관세 타깃이 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베트남까지 합칠 경우 한국 수출의 미·중·베트남 비중은 지난해 기준 46.7%까지 올라간다. 한국 수출의 약 절반이 이들 국가에 쏠려 있는 셈이다.
또 주력 수출 품목이 반도체·자동차·석유 분야에 집중돼 있는 점도 이번과 같은 급변사태에 취약점이 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반도체·자동차 및 부품·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수출액이 총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8%였으나 지난해에는 48.9%까지 높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대미 수출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하는 승용차에 대해 지난 3일부터 25%의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이달 1~20일 전체 승용차 수출은 6.5% 감소했고 전체 대미 수출은 14.3%나 급감했다.
특히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을 비롯해 철강, 선박 등은 지난 2000년부터 25년째 한국의 10대 주력 수출 품목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나 멀티칩패키지(MCP) 등이 신규 유망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아직 비중은 반도체나 자동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후부터 통상 당국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들)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바이오 등 새로운 수출 품목을 전략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통상 당국은 당장 미국의 관세 부과 등 통상 현안, 미·중 통상 갈등에 대한 대응에 우선하는 모양새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타결·발효로 대체 수출 시장을 발굴하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정책과 미·중 갈등 현안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국내외 투자 유치, 대체 수출 시장에 맞는 신흥 유망 품목 활성화를 통해 품목 다변화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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