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K-드라마 등 ‘K’ 자가 붙은 모든 것들의 모체는 연극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연극계가 고갈되다시피 했기에 우리 자원이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배우 신구(89)와 박근형(85)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손을 잡고 오는 5월 13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특별 기부 공연을 기획했다. 이번 공연은 19~34세 청년들을 위한 공연으로, 티켓 수익금은 청년 예술가 지원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신구, 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X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자간담회에서 두 배우는 기부 공연의 취지를 밝혔다.
신구는 “우리 연극계가 열악하기 짝이 없어 특히 젊은 청년들이 연극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공연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근형은 “시작은 했지만 이게 얼마나 갈 지는 저희도 모르겠다”며 “희망을 가지고 시작한 만큼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켓 수익금은 청년 연극인들을 돕기 위한 ‘연극내일기금’으로 전액 기부된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공연 기금을 시드머니로 해 ‘연극내일기금’이라는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다른 공연에서도 기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젊은 배우들을 위한 교육의 장에 (신구, 박근형) 선생님들께서 직접 나와서라도 지도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연극인들을 위한 재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 종료 후에는 배우 최민호가 재능 기부로 모더레이터(사회자)를 맡으며, 두 배우와 오경택 연출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한다. 박근형은 “‘고도를 기다리며’는 부조리 연극으로, 실체가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삶과 너무 비슷하다. 그래서 청년들의 공감도도 아주 높다고 느꼈다”며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봉사하는 정신으로 마지막 노년을 보내고 싶은데, 그런 식의 소통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한편 신구와 박근형이 함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다만, 두 배우는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갈 것이며, 더 나은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5월 9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김유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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