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단원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지난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단원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고를 수 없어요. 모두 다 다르게 아름다운 걸요.”

음악이 없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노래하는 아이 ‘선율’이. 멀리 일하러 간 엄마를 되찾기 위해 소원을 들어준다는 거인신을 찾으러 떠난 모험길에 ‘악기나무 숲’에서 국악기들을 만난다. 이들은 선율이에게 최고의 악기를 뽑아달라고 말하고는 각자 연주 실력을 뽐낸다. 해금, 피리, 가야금, 대금까지. 이내 선율이는 답한다. “서로 힘을 합치면 더 아름다운 연주를 할 수 있을 거예요.”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이 새롭게 선보이는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이 관객과 만난다. 바다 아래 흙을 삽으로 떠서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여신 ‘설문대할망’ 설화를 모티브로 한다. 작품은 주인공 선율이가 거인신을 찾아 떠나며 예상치 못한 음악 세상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여러 국악기가 지닌 소리와 매력을 접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 공연을 위해 ‘국악 베테랑’ 창작진이 뭉쳤다. 판소리 창작자이자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 대표인 박인혜가 연출을 맡았다. 4명의 배우와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구성된 10인조 연주단이 함께 하며, 어린이 공연답게 퍼펫(인형)을 활용했다. 배우진에는 전문 퍼펫티어(인형조종자)도 포함됐다.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박인혜 연출은 “작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악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공간마다 그 공간을 상징하는 악기들을 배치하고, 그 장면을 퍼펫과 연결하는 유기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04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공연을 꾸준히 제작해 왔다. 특히,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경자 악장은 “동요를 주제로 국악기로 연주했다”며 “그때 아이들이 국악기를 잘 모르니 공연 전 로비에 악기를 배치하고, 공연장으로 들어오는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을 줬는데 인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공연 안에 다양한 국악기들에 대한 설명을 자연스럽게 녹여 내 아이들의 이해를 도울 것이라 덧붙였다.

이고운 작곡가는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고 친숙한 방식으로 국악의 소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공연으로 국악의 매력을 잘 차려서 내 아이에게 먹여준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5월 4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김유진 기자
김유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