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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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성훈 기자

군부대를 촬영하다가 적발됐음에도 경찰이 ‘대공 용의점이 없다’며 풀어줬던 중국인들이 이틀 뒤 또다시 군부대를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그럼에도 경찰은 현행법을 위반한 게 없다며 이들을 또 석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1시쯤 미군 군사시설인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K-55) 부근에서 중국인 A 씨 등 2명이 전투기 등을 촬영 중이라는 미군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A 씨 등은 지난 21일 오산 공군기지 부근에서 무단으로 사진 촬영을 했던 이들과 동일 인물이었다. 당시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국군방첩사령부 등과 합동으로 이 사건을 조사한 끝에 대공 혐의점이 없다며 오전 9시쯤 붙잡힌 A 씨 등을 8시간 만인 오후 5시쯤 입건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사건을 종결한 바 있다.

그런데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지난 21일 경찰이 A 씨 등에 대한 사건을 종결할 당시 외국인이 군사시설을 무단 촬영한 사건을 지나치게 섣불리 종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이들이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현행법 위반 사항이 없다”며 A 씨 등을 이날 오후 1시쯤 또 풀어줬다. 이들이 공중에 있는 항공기만 촬영했기 때문에 현행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안구역이 아닌 곳을 이동하는 항공기를 촬영하는 것은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주둔한 수원 공군기지 부근에서 DSLR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착륙 중인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한 10대 중국인 2명이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이들은 이외에도 평택 오산 공군기지(K-55), 평택 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한미 군사시설 4곳과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 3곳에서 수천장의 사진을 찍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중 1명의 부친이 공안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박성훈 기자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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