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력거래소회원 등록

SK·한화도 가입 검토 중

중국 덤핑 공세로 고전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한국전력을 통하지 않고 도매시장에서 전기를 직접 구매해 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이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을 70%가량 인상하며 한전 소매가가 도매시장 가격을 훌쩍 뛰어넘자 이른바 ‘전기 직접구매(직구)’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사들이는 ‘전력직접구매제도’를 활용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전력직접구매제도는 대용량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기를 구입해 쓸 수 있게 한 제도다. LG화학은 최근 전력거래소에 회원사 등록을 마쳤고, 변압기, 배전망 등 자체 망 설비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어드밴스드도 관련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직접 구매의 유불리를 따져보며 거래소 회원 가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전기 직구에 나선 것은 한전의 산업용 전기 판매가가 ㎾h당 약 182원으로 시장 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주간(4월 16~22일) 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된 전기 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h당 평균 124.7원이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달한다”면서 “업황 불황이 계속되는 만큼 원가 절감과 전력 확보 다변화 방안 중 하나로 ‘전기 직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업계에서는 한전의 판매가가 도매시장 가격보다 높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전력시장 직접구매제’에 참여하는 석유화학·철강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직접구매제를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전력 사용 기업은 500여 곳이다. 이는 전체 전력 소비자의 0.002%에 불과하지만, 이들 기업이 쓰는 전기량은 전체의 29%에 달한다.

최지영 기자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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