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조6336억 원, 1년 전보다 2.1% 상승
향후 가장 큰 리스크는 美 관세 정책…“TFT 통한 거점별 최적화 등으로 대응”
현대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혼란에도 불구하고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호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HEV) 등 고수익 차종 중심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효과가 본격화하는 오는 2분기부터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돌파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조4078억 원, 3조633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2%, 2.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2%로 집계됐다. 특히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위기에 처하고, 대외 변수 등으로 글로벌 판매가 작년 대비 소폭(0.6%) 감소한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HEV 등 적게 팔아도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고수익 차종이 선전한 것이 실적 방어에 성공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EV), 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차를 총 21만2426대를 팔았다. 작년 동기 대비 38.4%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는 39.8% 늘어난 13만7075대가 판매됐다. 전기차 판매량은 39.1% 증가한 6만4091대였다.
그 결과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역대 최고인 13.7%까지 뛰어올랐다. 전기차 판매 비중은 6.4%였다.
대표적인 고수익 차종인 SUV 판매 비중도 57.6%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평균환율(1452.7원)이 작년 동기(1327.8원) 대비 9.4% 뛴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국내 등 주요 시장에서 호조세가 이어졌다.
지역별 판매량(도매 기준)을 살펴보면 미국 시장은 지난해 1분기 24만 대에서 올해 1분기 24만3000대로 1.1% 판매량이 늘었다. 국내 시장 판매량도 16만 대에서 16만6000대로 4.0% 증가했다.
중남미(6만3000대→6만8000대), 아시아·중동 등 기타(12만8000대→14만 대) 시장도 선전했다. 특히 아시아·중동은 10.6%의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선진시장인 유럽에서는 15만7000대에서 15만1000대로 3.8% 감소했다.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의 판매량도 16만 대에서 15만4000대로 4.2% 감소했다.

현대차는 미국의 관세 정책,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 통상 환경의 변화가 향후 경영 활동의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이날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에 대응한 수익성 만회 방안을 공개했다.
현대차가 제시한 대응책은 ▲ ‘미국 관세 대응 전략 태스크포스팀(TFT)’ 출범 통한 전사적 대응체계 구축 ▲ 수익성 기반 거점 및 차종별 생산·판매 최적화 전략 실시 ▲투자 우선순위와 효율성 입각한 컨틴전시 플랜 수립 ▲앨라배마 공장(HMMA)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효율화 ▲부품 소싱을 비롯한 현지화 전략 실행 등이다.
HMGMA의 연산 규모를 기존 30만 대에서 50만 대까지 확대해 현지 생산 물량은 늘리고, 관세에 직면한 멕시코 기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현지 최고 인기 모델 ‘투싼’을 HMMA에서 생산하는 것이 이러한 대응 방안의 사례로 제시됐다.
대신 HMMA에서 생산하던 일부 차종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캐나다로 보내는 방안도 시행 중이라고 현대차는 밝혔다.
이승조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은 “한국산 미국향(向) 물량을 미국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수익성 위주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차는 시장 수요와 공급 변동에 따라 탄력적인 가격 및 인센티브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향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 관세에 대응해 오는 6월 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현지 재고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사장은 “관세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철강, 알루미늄에 포괄적으로 부과되는 만큼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말까지 최대한 완성차 선적을 추진했고, 3.1개월의 재고를 북미에서 갖고 있다. 부품은 그것보다 더 긴 재고를 갖고 일정 기간 대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TFT에서는 부품 소싱 및 물류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HMMA, HMGMA 효율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지영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