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건축가들

슈테베 아얀 지음│ 이신철 옮김│에코리브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알프레트 아들러는 의기투합해 새로운 정신의학의 세기를 열지만 그것도 잠시, 프로이트는 인간의 무의식적 동기는 성으로 수렴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아들러와 결별한다. 이후 아들러는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이 삶의 과제라는 독자적 이론을 정립하는데, 프로이트는 그런 아들러를 용서하지 못하고, 후계자로 점찍은 카를 융마저 비슷한 이유로 내친다.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 같은 전 인류적인 사건들을 겪으며 정신분석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20세기가 정신분석학의 세기였다고 말한다. 이 학문을 추종하거나 비판, 혹은 극복하거나 한 사람들 모두 그 자장 안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자의 문제를 품고, 정신분석학을 동력 삼아 인간을 이해하고 영혼의 고통을 치유하려 했다는 것이다.

책은 심리치료의 원형을 세운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를 시작으로, 심리치료의 거목 칼 로저스를 통해 정신분석학이 과학적 심리치료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로저스는 환자와의 일치, 그에 대한 수용, 공감 등을 치료의 원칙으로 꼽았다. 정신분석학이라는 무대 위 연구자들의 인생사를 따라가다 보면 역사는 어느 한 주장과 반대되는 주장이 통합하며 발전한다는 헤겔의 정반합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한, 어느새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을 새로운 시선으로 조망하게 된다. 456쪽, 2만5000원

박동미 기자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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