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곽 싱크탱크(정책자문그룹)로 불려온 ‘성장과통합’이 출범 8일 만에 와해할 지경이라고 한다. 이 단체의 이현웅 기획운영위원장은 24일 보도자료에서 “기획운영위는 참석자 전원 합의로 해체를 결정했다”고 했다. “일부 인사들이 차기 정부 자리에 거론되고 사전 선거운동 시비,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두 시간 뒤 유종일·허민 공동대표는 “최종 결의된 바 없다”면서 “활동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인 유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 전 대표가 “성장 전략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열린 성장과통합 출범식에는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고, 관련 분과가 34개이며, 참여 인사가 3000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전 대표 곁에는 정책위원회(의장 진성준), 민주연구원(원장 이한주), 집권플랜본부(총괄본부장 김민석), 미래경제성장 전략위원회(위원장 이언주) 등의 당 조직이 있다. 이러다 보니 벌써 중구난방 조짐이 보인다. 이 원장은 기본소득 설계자이고, 진 의장 등은 시장·기업 규제 입법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노선도 상충한다.

권력 주변에 몰려드는 ‘폴리페서’문제도 더 심각해지는 것 같다. 벌써 비선 논란도 벌어진다. 지정기부금 단체의 경우,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도 있다. 벌써 이 지경인데, 만약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능력보다 연줄에 기댄 인사들이 발호하게 방치하면 결과는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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