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통상협의 ‘7월 패키지’ 추진

 

관세유예 종료 7월 8일 전까지

전체 패키지 포괄합의가 목표

내주 예정 실무협의가 본게임

 

한 “협상 서두르지 않겠다”

미 “생각보다 빨리 움직일 수도”

미 재무 “한국과 협의 성공적”

미 재무 “한국과 협의 성공적”

스콧 베선트(왼쪽 세 번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미·노르웨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첫 번째)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취재진에게 한국과의 2+2 통상 협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오늘 우리는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EPA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소위 ‘7월 패키지’(July Package)를 마련하고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점 논의키로 한 가운데, 실무협의 과정에서 결정될 세부 협의 과제와 7월 초 공개 예정인 합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한국은 “서두르지 않겠다”며 7월 포괄 합의에 의미를 두고 있는 반면 미국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다음 주 ‘양해에 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밝혀 협상 속도를 둘러싸고 향후 양국 간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가 재무·통상 장관이 참석한 최초의 당국 간 협의를 통해 24일(현지시간)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양국의 ‘협상 기본 틀’(Framework)이 갖춰지게 됐다. 한국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각각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2+2 통상협의’는 워싱턴DC에 위치한 미 재무부 청사에서 오전 8시부터 9시 25분까지 약 1시간 25분간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우선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 및 품목별 관세에 대한 우리 측 우려를 전달하고 한국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들며 설득에 주력했다. 아울러 균형감 있는 한·미 교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양국의 상호 기여 방안 등 미국이 반길만한 내용을 ‘카드’로 제시하며 관세 면제와 예외를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투자·조선·에너지 등과 관련한 우리의 협력 의지와 비전을 소개했다”며 “미국의 상호관세와 품목 관세 부과가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고 특히 우리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점 설명했다”고 말했다. 협상 주도권을 쥔 미국 측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노르웨이 정상회담에 배석한 베선트 장관은 “한국이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다”며 “매우 성공적인 양자회의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이 내밀 구체적인 ‘청구서’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게임은 내주로 예정된 실무협의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협의 분야와 방식을 좁힌 뒤 내주 실무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5월 15∼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이뤄질 그리어 USTR 대표의 방한 때 좀 더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對)한국 수출 장애 요인이 됐다고 주장하는 각종 비관세 요인 이슈를 꺼내 들면서 한국의 양보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 문제 등이 거론된다. 특히 환율은 베선트 장관 제안으로 기재부와 재무부가 별도 논의과정을 거치기로 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논의 속도에 관한 입장 차도 양국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 대표단은 6월 3일 대통령선거 등 국내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최종 결정은 새로 선출된 정부가 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성과 내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를 고려해 굉장히 신중한 스탠스”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전세원 기자, 구혁 기자
박수진
전세원
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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