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한 듯 경거망동 해서는 안돼”
‘알력 다툼’ 싱크탱크는 해체 수순
김대영 기자, 나주=전수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자아도취적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내각’에 대한 근거 없는 하마평이 돌고, 이 후보 싱크탱크로 불린 ‘성장과 통합’이 정책 과잉 홍보와 내부 알력 다툼으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아직 갈 길이 남은 대선까지 ‘승리 분위기’를 이르게 형성하면 안 된다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벌써부터 ‘이재명 내각’의 하마평을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정말 문제”라며 “대선이라는 큰 판이 펼쳐지면 돗자리 까는 사람이 많아지는 게 늘 벌어지는 일이라지만 이럴 때일수록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 정무전략본부장인 김영진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섀도캐비닛(예비내각) 공개 요구를 두고 “선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마치 집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한 근거 없는 각종 지라시(정보지)가 돌았다. 차기 정부 내각 구성과 관련한 지라시가 대표적인데 당내 의원들이 자아도취적 분위기에 휩싸일 경우 국민의 눈에 오만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기류가 읽힌다.
이 후보 싱크탱크로 불린 성장과 통합이 사실상의 해체 수순을 밟게 된 이유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이 후보 캠프와 조율하지 않은 정책 관련 메시지를 내거나 성장과 통합 내 인사가 이재명 정부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지는 등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조직 내 알력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30개가 넘는 분과에 500∼600명이 참여하는 등 너나 할 것 없이 이름 올리기에만 혈안이 된 게 아니냐는 당내 우려도 나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의 지난 대선 싱크탱크였던 ‘세상을 바꾸는 정치(세바정)’ 인원들이 성장과 통합에 합류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친명계 재선 의원도 “이 후보는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 아닌데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친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나주시 전남농업기술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크탱크라고 주장하는 곳이 하도 많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전수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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