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심 ‘무상 교체’ 배경
최다 가입자 보유한 업체로서
고객들의 불안감 최소화 의지
한층 강화된 정보보호 조치에
‘비정상인증차단’ 최상위 격상
실시간 모니터링도 지속 강화

고개숙인 SKT

약 2500만 명(알뜰폰 포함)의 국내 최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가입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건 공표 사흘 만인 25일 전격적으로 ‘유심 전면 무상 교체’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확산하는 고객 불안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안 당국이 정확한 유출 규모 등을 조사 중인 가운데 실제 구체적 피해 사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선제적인 후속 조치로 가입자 이탈과 2차 피해 확산을 최대한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열린 고객정보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에서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유심(e심 포함) 무료 교체를 포함한 한층 강화된 고객 정보 보호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선 ‘유심보호서비스’와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강화에 이어 고객이 느낄 불안감을 최대한 해소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전국 티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진행된다. 시행 초기 고객 쏠림으로 당일 교체가 어려울 경우 방문 매장에서 예약신청을 하면 추후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
전체 가입자에 대한 유심 교체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약 1915억 원(개당 비용 7700원)의 편익을 제공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통신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유심 원가는 통신사별로 다르지만, SK텔레콤의 경우 약 5000원(부가세 포함)으로 알려졌으며, 이 경우 1244억 원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는 지난 19일부터 자비로 교체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하고, 이미 납부한 비용은 별도로 환급할 것”이라며 “SK텔레콤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시행 시기 및 방법 등은 추후 알뜰폰 업체에서 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 자리에서 “걱정과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며 고개 숙여 직접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앞서 진행한 사전 조치에 이어 유심 무료 교체서비스까지 더해질 경우 더욱 안전한 고객 보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법 복제 유심 인증 시도를 즉각 차단하는 FDS 고도화 조치는 사실상 유심교체와 같은 효과를 낸다. 또 다음 달 내로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FDS 시스템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관리 중”이라며 “이 기술을 지속해서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4133억 원 규모의 카카오 지분 전량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각 주식 수는 1081만8510주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지분을 인수하고,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김호준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