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논설위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직전 전화면접 방식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0%를 넘어섰다. 24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물은 결과(4월 4주, 응답률 20%) 이 후보가 41%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군에서는 홍준표 10%, 김문수 10%, 한동훈 8%, 안철수 3%, 나경원 2% 등이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3%였다. 똑같이 전화면접 방식인 한국갤럽이 25일 발표한 선호도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38%였지만, 여전히 1위다.
이를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나누면 대결 구도의 다른 측면이 보인다. 전국지표조사에서 이재명·김동연·김경수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44%다. 국민의힘 후보군의 총합은 34%다. 진영 간 차이가 10%P다. 대선 구도 인식에서 ‘정권 교체’(50%)가 ‘정권 재창출’(39%)보다 11%P 많은 것과 거의 일치한다. 이를 지난 1월 4주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구도 변화가 읽힌다. 당시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28%, 김문수 14%, 홍준표 7%, 오세훈 6%, 한동훈 6%, 안철수 3% 등의 순이었다. 민주당 주자군(우원식·김동연·김경수 포함) 전체로는 34%, 국민의힘 주자군(유승민·이준석 포함)은 39%로 보수 진영이 앞서 있었다. 이재명 후보가 진보층에서도 59% 지지에 그치는 등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3개월 사이에 이재명 후보의 적합도는 28%에서 41%로 13%P나 점프했다. 공직선거법 2심 무죄 선고(3월 26일)와 윤석열 대통령 파면(4월 4일)으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4월 4주 조사에서 진보층의 지지율이 73%로 높아지고, 중도층에서도 상승(28→45%)이 있었다. ‘태도유보층’이 27%에서 18%로 줄어든 것도 연관이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보수 진영 주자들의 지지도 총합이 39%에서 34%로 쪼그라든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경선 포기 영향일 수 있다.
이를 뒤집으면, 중도까지 아우를 범보수 결집 구도의 재건이 국민의힘에는 관건이라는 말이 된다. ‘빅텐트’가 성사된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재명 후보가 양자든 3자든 압승하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지만, 한 달여 남은 대선 구도의 급변 가능성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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