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27일 공식 선출된 데 이어 28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고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6·3 대선을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에서 이 후보는 압도적 선두를 지키며 사실상 독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론 지형도 정권 교체 찬성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유리하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입법부에 이어 행정부까지 장악할 경우, 무소불위의 독단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찮다. 국민 대통합과 잘사니즘·먹사니즘 등을 수락 연설에 담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약하다. 사법 리스크는 대선 이후까지 논란이 될 것이다.
수락 연설에서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 통합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겠다”고 밝혔던 이 후보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통합을 향한 상징적 첫발을 내디뎠다. 보수 성향 인사들 영입에도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광풍이 ‘시즌 2’처럼 몰아칠 것이라는 불안은 여전하다. 잘사니즘·먹사니즘의 경제 성장과 실용주의 노선도 미덥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분배에 중점을 뒀던 것과는 달라졌지만, 경제 노선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지고 있다. “국가의 부는 기업이 창출한다”고 해놓고, 노사관계를 더 기울어지게 만들 노란봉투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업 옥죄기라는 반발이 큰 상법 개정안은 더 세게 입법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당한 경제적 성취마저 기득권으로 보고, 특혜 논란에 민감한 대중에 편승해 기업 때리기에 몰두하는 행태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문제도 있다. 어떤 경우든 사법 리스크와 피선거권 및 대통령 형사 면책 논란 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이재명의 적은 이재명’이라고 할 정도로 대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 후보에 못 미칠 정도다. 그러나 민심은 무섭고 때로는 변덕스럽다. 이 후보의 주장이 실행을 통해 담보되지 않으면, 유권자들은 순식간에 등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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