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현충원 찾아 우클릭

 

“이승만·박정희 근대화 공 있다”

보수·진보 대통령 묘역 모두 참배

 

방명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

이념 뛰어넘어 중도·보수 공략

방명록에 ‘국민 국민 국민’

방명록에 ‘국민 국민 국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 적었다. 박윤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는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첫 일정으로 28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의 전직 대통령 묘역까지 찾으면서 중도·보수 확장에 방점을 찍은 우클릭 행보를 펼쳤다. 이 후보를 향한 중도·보수층의 비호감 정서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향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의 표심 잡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후보는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만 갖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근대화에 공도 있다”며 “지금 당장 급한 것은 국민통합으로 색깔과 차이를 넘어 국민 에너지를 한데 모아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포스코 초대 회장을 지낸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도 찾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전 총리 묘역 참배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이 후보가 서울현충원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박 전 총리는 DJP 연합 통합 정권의 일종의 옥동자로 아름다운 열매 같은 존재여서 묘소를 둘러봤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지난 20대 대선과 사뭇 달라진 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현충원이 아닌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당시 이 후보의 행보를 두고 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후보등록 직전 두 대통령 묘역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모든 국민의 후보’를 자처하면서 중도·보수 확장에 방점을 찍은 행보를 확실하게 가져가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전날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통합’이라는 단어를 14차례로 가장 많이 외쳤다. 또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K-반도체’를 주제로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기업과 간담회를 개최한다.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첫 정책일정으로 AI 관련 기업과의 간담회를 소화하면서 첨단과학기술산업 육성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대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전현충원 참배 후 충북 청주시에 있는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김대영 기자, 이현욱 기자
김대영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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