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북한군 파병 인정’ 배경

 

러, 확전 리스크 줄자 ‘자신감’

전승절에 ‘온전한 승리’ 부각

北은 파병효과 내부선전 노려

 

정부 “전세계 안보 위협” 규탄

훌쩍 자란 김주애

훌쩍 자란 김주애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열린 5000t급 신형다목적구축함 ‘최현 호’ 진수식에 참석해 딸 주애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6개월여 만에 북한군 파병 사실을 인정한 것은 러·우 종전 협상에 따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개입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러시아 측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5월 9일) 계기에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외교가는 러·북이 북한군 파병 사실을 지금 시점에 공식 인정한 이유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 정부는 북한군 파병에 대해 “허위, 과장정보”라며 일축해왔다. 북한군 파병을 계기로 나토군 등 유럽 국가들의 직접 참전이 이뤄질 것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종전 협상이 진행되면서 확전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러시아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자국을 중심으로 구축된 반(反)서방 세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세계 질서의 다극화를 추구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국가들, 즉 중국·이란·북한 등과의 관계는 앞으로도 강화될 것이고 흔들리지 않는단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전승절(다음 달 9일)을 앞두고 양국 간 군사협력 성과를 선전하고, 파병 반대급부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직접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 부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전승절을 ‘러시아의 온전한 승리’로 선언하는 계기로 삼고 싶어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점쳤다.

북한의 요청에 따라 파병 사실 인정이 이뤄졌을 거란 분석도 있다. 제성훈 한국외대 노어과 교수는 “북한 정권이 대내적으로 파병 효과를 과시하기 위해 러시아에 끈질기게 파병 사실 인정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병 인정을 계기로 북한군이 러시아 전선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러시아 전문가는 “미국이 종전 협상 진전을 위해 북한군의 철수를 러시아에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대한 북한의 파병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권승현 기자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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