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킹사태 SKT ‘유심대란’

 

출국 앞두고 불안감 큰 시민들

오픈 1시간 전부터 번호표 대기

 

‘유심교체’ 온라인예약 시스템

4만명 몰리면서 접속장애까지

붐비는 공항 로밍센터…

붐비는 공항 로밍센터…

SK텔레콤이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한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SK텔레콤 로밍센터가 해외출국 전 유심을 교체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인천=김성훈 기자, 김호준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번 게이트 인근 SK텔레콤 로밍센터 앞은 28일 오전 9시부터 출국을 앞두고 유심(USIM)을 교체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SK텔레콤은 최근 발생한 서버 해킹 사태 수습 차원에서 이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가입자 유심(e심 포함) 전면 무료 교체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출국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은 서비스 개시 한 시간 전부터 서둘러 번호표를 뽑으며 탑승 시간을 맞추지 못할까 봐 맘을 졸였다. 괌 출국을 앞둔 황모(47) 씨는 “유심 물량이 모자란다는 기사를 보고 미리 교체하려고 들렀는데 대기에만 수십 분 정도가 걸렸다”며 “금융 보안 인증 같은 것들도 재설정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같은 시각 서울 시내 SK텔레콤 대리점도 주말 동안 유심 재고 부족으로 교체를 완료하지 못한 가입자와 새로 교체하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의 한 매장은 개점 시간인 오전 9시 전부터 80명이 넘는 시민들이 긴 줄로 대기했다. 하지만 해당 대리점은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시간도 안 돼 재고 160여 개가 모두 소진됐다. 대리점을 뒤늦게 찾아온 가입자들은 이 같은 소식에 허탈해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5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유심 해킹 소식을 듣고 회사 출근도 미루고 왔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공항 로밍센터와 대리점에서 발생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 개시를 1시간 30분 앞둔 오전 8시 30분부터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입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T월드 앱 접속은 한때 대기 인원이 4만 명 가까이 생기는 등 접속 장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약 2500만 명이 가입하고 있는 SK텔레콤은 현재 약 100만 개의 유심만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말까지 약 500만 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당장 급한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통신 당국에 따르면, 유심 무상 교체와 관련해 이를 악용한 피싱 및 스미스 사례도 확인됐다. 검색엔진에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언론보도 일부를 발췌해 삽입한 검색 결과가 노출되고, 검색 결과를 클릭하면 중간 경유용 비영리 도메인을 통해 도박사이트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와 동일한 피해예방 효과를 지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에게 불법 복제 피해가 발생하면 SK텔레콤이 100% 책임지겠다”며 가입을 재차 촉구했다.

김성훈 기자, 김호준 기자
김성훈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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