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를 폭행당한 폭력조직원. 인천지검 제공
엉덩이를 폭행당한 폭력조직원. 인천지검 제공

‘계파’ 아닌 ‘범죄’ 중심으로 뭉쳤다 흩어지는 경향

조직원 간 SNS로 범죄 정보 활발하게 공유

SNS 직업란에 자신이 가입한 폭력조직 기재

인천지검은 경찰과 협력해 최근 3년간 폭력 범죄단체 조직원 97명을 붙잡아 재판에 넘겼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이 기소한 조직원들은 간석식구파, 주안식구파, 꼴망파(신포동식구파), 부평식구파 등 인천 4대 폭력 조직 소속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구성·활동 등 혐의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젊은 ‘MZ조폭’이 주도한 범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11명이 구속되고, 14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대표적 사례로는 부평식구파 조직원인 20대 A 씨가 2022∼2024년 후배 조직원 2명을 ‘빠따 폭행’한 사건이 있다. A 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다른 조직원을 가해자로 내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은 뒤, 조직원 30여 명을 소환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빠따 폭행’을 직접 저지른 조직원을 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 특수상해,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다른 폭력 조직원들은 번화가 한복판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행인을 무차별 폭행하거나 과도한 채무 변제를 요구하면서 시민을 폭행·협박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로또 당첨번호 제공 사이트를 만들어 피해자 5000여명으로부터 51억 상당을 가로채거나, 4억8000만 원대 중고차 사기, 10억 원대 가상자산 사기를 벌인 조직원들도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2월 인천 연수구의 한 식당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폭력 조직원 5명과 지난 3월 폭력 조직원 출신 피해자로부터 1억20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빼앗은 조직원 4명도 기소됐다.

인천지역 폭력조직은 2011년 ‘대형병원 장례식장 앞 집단 난투극’ 이후 규모가 약화했다가 최근에는 20∼30대인 이른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세력을 재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MZ 세대 폭력조직원은 과거 세대와 달리 계파가 아닌 범죄를 중심으로 뭉쳤다가 흩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조직원 간 SNS로 범죄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이스피싱과 가상자산 사기 등 비대면 범죄를 저지르면서 일반 시민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MZ 세대는 ‘신분 과시’의 수단으로 폭력조직에 가입하면서 SNS 직업란에 자신이 가입한 폭력조직을 기재하고 문신을 노출하거나 단체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며 “공공장소 등지에서 큰 소리로 허리를 90도 굽혀 ‘조폭식’ 인사를 하면서 위화감도 조성했다”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임정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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