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53대 · 인력 1551명 투입
진화율 92%… 인명 피해 없어
당국 “자연발화 가능성 없다”

민가 코앞까지…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이 발생 2일째를 맞은 29일에도 도심 주택밀집지역을 위협하는 가운데 산림당국이 주불을 잡기 위해 진화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산불은 한 달여 전 영남지역을 휩쓴 ‘괴물 산불’처럼 강풍을 타고 ‘비화(飛火)’하는 현상을 일으키며 크게 확산해 한때 주민 ‘엑소더스’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산불은 도심 주변에서 발생한 이른바 ‘도심형 산불’로 대단위 주거지역 코앞까지 접근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산림당국은 산불 발화지점에 남아 있는 증거는 없지만 자연발화 가능성이 적은 만큼 화재 원인에 대한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일출과 동시에 산불 현장인 조야·노곡동과 인근 일대에 진화헬기 53대와 인력 1551명, 장비 205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오전 10시 현재 진화율은 92%이며 산불영향구역은 260㏊로 추정됐다. 총 화선 11㎞ 중 10.1㎞는 진화를 완료하고 0.9㎞는 진화 중이다. 산불 현장에는 초속 1∼4m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순간최대 풍속은 초속 10m다. 전날 순간최대 초속 15m의 강풍에 비하면 약한 편이다.
산림당국은 바람이 잦아든 조건을 ‘진화 골든타임’으로 보고 가용 헬기를 총동원해 화세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또 주택밀집지역 인근에는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살포하며 피해 예방에 나섰다. 지상 진화대원들은 화세가 약한 곳 위주로 진화작업을 하는 등 이날 주불 진화를 목표로 대응에 나섰다.
산림당국은 전날 일몰 후 야간 대응체제로 전환한 뒤 주택 밀집지역 위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밤새 야간진화를 벌였다.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당시 야간 산불 진화에 동원된 산림청 수리온 헬기 2대도 투입했다.
산불은 전날 오후 2시 2분쯤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을 타면서 진화 속도보다 빨리 확산하고 비화 현상도 발생해 산림당국은 산불 대응 1·2·3단계를 차례로 발령했다. 소방청도 산불이 도심으로 확산하자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다.
산림당국은 현재 산불 발화지점에 남아 있는 증거는 전무하지만 자연발화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위적 요인에 의해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당국은 “수사를 진행해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최초 신고자는 산불 발생 지점과 상당한 거리에 떨어진 농가 관계자로 확인됐다. 함지산은 대구시가 지난 1일 지역 주요 산과 함께 입산통제 행정명령을 내린 곳이다.
전날 조야·노곡·서변·구암동 주민 5000여 명이 인근 학교로 대피했으나 이날은 661명만 팔달초, 매천초, 동변초 등 5개 학교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 이날 오전까지 인명과 주택 등 시설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천학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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