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美 해저케이블 공장 첫삽 뜬날… 버지니아주 ‘1 LS way’ 명명

체서피크(버지니아주)=글·사진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28일(현지시간) 오후 2시,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4시간가량 남쪽에 위치한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서 열린 LS전선의 미국 최대 해저케이블 공장 착공식.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미국 내 공장 착공에 나선 현장에서 체서피크시 릭 웨스트 시장은 “시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민간 투자”라며 구본규(사진 왼쪽 두 번째) LS전선 사장을 무대로 불렀다. 그리고 그에게 ‘1 LS way’라고 적힌 팻말을 건넸다. 6억81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가 투입되는 공장의 진입로를 1 LS way로 명명한 것을 공개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이 광경을 연단 아래서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왼쪽 세 번째) 버지니아주지사와 민주당 소속 팀 케인 연방상원의원이 박수 치며 지켜봤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해군기지가 있는 노퍽시 인근, 엘리자베스강 유역에 39만6700㎡ 부지에 들어설 공장 생산 설비에는 높이 201m 규모의 VCV 타워와 전용 항만 시설 등이 포함된다. 고압직류(HVDC) 해저케이블의 생산부터 운송, 공급까지 원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VCV 타워는 버지니아주 내 최고층 구조물이기도 하다. 구 사장은 착공식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특성상 부지가 굉장히 중요해 미국 동부 해안을 거의 다 봤다”며 “바다에 인접해야 하고 인근에 공업단지와 항구가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현지 인력이 중요한데, 가장 큰 해군기지가 있는 이 지역에는 숙련된 퇴역군인과 우수한 인재가 많다”고 설명했다. LS전선 측은 2027년 3분기 완공, 2028년 1분기 양산을 염두에 두고 현지 인력을 채용, 한국 동해 해안에서 한국의 숙련공들과 함께 트레이닝을 통해 회사 측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LS전선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의 공급망 자립 전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전환을 이끄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기수 미주지역본부장은 “미국의 전력망이 상당히 노후한 데다, 지금 지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량이 어마어마하다”며 “한국의 1년 전력사용량이 62기가와트인데 2024년 기준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이 32기가와트”라며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향후 공사 과정에서 ‘리스크’가 되고 있다. 구 사장도 이를 염두에 두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미국 정부에 여러 채널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