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업계 위기감 고조
OLED보다 수명·안정성 개선
XR기기·스마트 워치 등 활용
미래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中 BOE·TCL 등 생산 가속도
삼성·LG는 아직 상용화 감감

중국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과시하고 있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iLED는 TV·스마트폰에 쓰이는 OLED보다 수명이 길고 높은 휘도 특성을 갖춰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29일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이 2000∼2023년 국가별 iLED 화소·패널·모듈 등 핵심 특허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특허 건수는 총 234건으로 중국(430건)의 54.4%에 불과했다. 대표 iLED 기술인 ‘마이크로 LED’의 경우 한국의 특허 건수는 184건으로 미국(375건)·중국(318건)·대만(204건)에 이어 4위에 그쳤다. KISTEP는 “미국과 중국이 대다수의 기술 및 특허를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iLED 상용화를 대비해 적극적인 사업화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iLED는 마이크로·나노 LED, 퀀텀닷(QD·초미세 반도체 물질) 등 무기 소재를 발광원으로 하는 디스플레이다. 산소와 수분에 취약한 OLED와 비교해 확장현실(XR) 기기나 스마트워치 등 적용 범위가 넓은 게 장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올해 20만 대에서 2030년 2490만 대, 2031년 3460만 대로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찍이 iLED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투자를 단행한 중국은 이미 제품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최대 패널 업체 BOE는 지난해 말부터 6인치 웨이퍼 기반 마이크로 LED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 가전기업 TCL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OT)도 올해 차량용 마이크로 LED를 공개할 예정이다. 대만 AUO도 지난해부터 약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기존 LCD 공장을 마이크로 LED 생산용으로 개조, 연내 생산을 앞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도 iLED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국내 iLED의 경우 핵심 부품과 제조 공정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립형 공급망 구축을 비롯해 초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아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iLED 주도권 다툼이 시작되면 시장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호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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