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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교황 선출, 내달 7일 시작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비공개 투표인 콘클라베를 다음 달 7일부터 시작한다고 지난 28일 교황청이 공식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17일째 되는 날 시작되는데 현행 콘클라베는 1996년 교황 선출 절차를 규정한 사도헌장인 ‘주님의 양 떼’에 근거해 진행된다. 헌장은 교황 선종 후 15∼20일 이내에 콘클라베를 소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방식의 콘클라베로 선출된 것은 아니다. 3세기 이전에는 로마 교황도 다른 지역의 주교 선출과 마찬가지로 로마 내부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에 의해 선출됐다. 이후 1059년 제155대 교황 니콜라오 2세가 추기경으로 승격되려면 로마의 성직자와 평신도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교황 선거권은 추기경만이 가진다’는 교령을 발표한다. 콘클라베의 시초다.

13세기까지 7명에 불과했던 추기경단은 16세기에 들어서며 급격히 규모가 확대된다. 이를 우려한 제227대 교황 식스토 5세는 추기경단의 인원을 70명으로 제한했다. 20세기까지 이 관례가 지켜지고 있었지만, 제261대 교황 요한 23세는 이 제한을 철폐한다. 후임 교황인 바오로 6세는 교황 선거 제도의 개혁을 단행해 80세 미만의 추기경까지만 교황 선거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제한을 걸어 두었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차기 제267대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 참여할 80세 미만의 추기경단은 총 135명으로 알려졌다.

원래 투표자의 과반수 지지를 얻으면 교황으로 선출됐지만 1179년 열린 제3차 라테란 공의회에서 지금처럼 3분의 2 이상 득표를 조건으로 세웠다. 3분의 2 득표 규정은 선거를 지연시켰고 자연스레 교황의 공석 기간도 길어졌다. 그래서 1268년 클레멘스 4세 사망 후 선거에서는 추기경들의 정치적 투쟁 때문에 무려 2년 9개월 이상 공석 상태를 유지하기도 했다. 콘클라베의 어원이 ‘열쇠로 걸어 잠글 수 있는 방’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쿰 클라비’(Cum Clavis)에서 유래된 것도 이때다. 비테르보의 사람들이 성당 문을 잠가 추기경들을 감금하고 선거를 독촉한 것이다. 직후에 즉위한 그레고리오 10세는 이를 새로운 제도로 정립했다.

비밀 서면투표에서 추기경들은 투표용지에 자필로 자신이 선택한 후보의 이름을 적어 투표한다. 개표 직후 투표용지는 그대로 불에 태워 없애버린다. 용지를 태울 때 투표 결과를 외부에 알린다. 과거에는 새로운 교황이 결정되지 않으면 투표용지와 젖은 짚단을 함께 태워 검은 연기가, 결정된 경우 마른 짚을 함께 태워서 흰 연기가 나오도록 했다. 현재는 화학물질을 태워 보다 명확한 연기의 색을 내고 있다.

새로 선출된 교황은 자신의 교황명을 직접 정한다. 예를 들어 새 교황이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사용하겠다고 결정할 경우, ‘프란치스코 2세’가 된다. 단, 첫 번째 교황의 이름인 베드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전해진다.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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