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한화 - 프로축구 대전 ‘승승장구’

‘달빛에 황새가 날아간다’ 지금 ‘팬심’으로 봄 날씨보다 더 봄 같은 대전광역시의 프로스포츠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이럴 것이다. ‘달’은 김경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감독, 황새는 황선홍 프로축구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의 별명이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서 만년 하위권이었던 한화와 대전이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면서 대전시가 들썩이고 있다. 대전시는 ‘노잼 도시’라던 말이 쑥 들어갔다.

■ 한화 이글스

15차례 홈경기 관중 25만2268명… 상승세 타며 18승 13패로 3위 올라

김경문 감독 ‘카리스마 리더십’ … 따뜻한 마음에 선수 장악력 뛰어나

선발 야구 성과, 류현진 ‘든든’ … 4월 중순이후 ‘뜨거워진 방망이’

김경문
김경문

프로야구 한화가 확 달라졌다. 한화는 29일까지 18승13패로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선두 LG(20승10패)와는 2.5경기 차. 4월 월간 성적 기준, 15승8패로 공동 1위다. 한화가 3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3위에 오른 것은 2007년(2위·15승1무14패) 이래 18년 만이다.

올해부터 ‘신구장’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한화는 28일까지 총 15차례 홈경기를 치렀는데 총 관중 25만2268명을 모았다. 평균 관중은 1만6817명. 벌써 12차례 매진을 달성한 대전한화생명볼파크의 입장권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될 정도.

한화의 상승세 중심에 선발 야구가 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키움전부터 23일 사직 롯데전까지 8연승을 달렸다. 8연승 기간 선발투수가 모두 승리를 챙겼는데, ‘선발 투수 8연승’은 구단 최초의 기록. 코디 폰세(5승·평균자책점 1.96)∼라이언 와이스(4승1패·4.35)∼류현진(2승1패·3.15)∼문동주(3승1패·3.03)∼엄상백(1승3패·5.40)으로 구성된 5선발은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선발 마운드라는 평가다. 개막 초반 침묵했던 타선도 4월 둘째 주 이후 살아났다. 한화 타선은 지난 8일부터 29일까지 팀 타율 0.285로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같은 기간 99개의 득점을 사냥했고, 이는 전체 2위다. 뛰는 야구도 돋보이는 대목. 한화는 올해 팀 도루 30개를 유지 중인데, 이는 리그 전체 공동 1위의 성적이다. 에이스급 투수들이 등판하는 경기에선 대량 득점을 기대하기 어렵기에 도루만큼 확실한 득점 루트도 없다.

지난해 6월 부임한 김경문 한화 감독의 카리스마 리더십도 조명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고 자신의 지도방침에 순응하는 선수를 중용한다. ‘호랑이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듯 야단을 칠 땐 무척 매섭지만 야구장 밖에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선수단을 보듬는다. 여기에 숨어 있는 장점을 발굴하는 혜안을 갖췄다. 강속구 마무리 김서현의 성장이 좋은 예. 데뷔 후 최근 2년간 부침이 심했던 김서현은 국내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성장 중이다. 김서현은 벌써 8세이브(공동 2위)를 챙겼다.

■ 대전 하나시티즌

5차례 홈경기 관중 6만2351명… 경기력 상승 7승 2무 2패 1위

다시 감독으로 복귀한 황선홍… 완벽한 지도력으로 반전 이끌어

35세 주민규 11경기서 8득점… 대전의 첫 왕좌 도전 ‘선봉장’

황선홍
황선홍

프로축구 K리그1 대전 하나시티즌이 창단 후 첫 K리그1 왕좌를 노릴 정도로 쾌조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돌아온 팬심에 경기장도 떠들썩하다.

대전은 올 시즌 뜨거운 팬심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전은 30일까지 5차례 K리그1 홈경기에서 6만2351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경기당 평균 1만2470명으로 지난 시즌보다 26.5%가량 증가했다. 대전의 지난 시즌 홈 관중은 총 18만7199명, 평균 9853명이었다. 대전의 홈 관중 증가는 경기력 향상, 그리고 호성적 덕분이다. 대전은 올 시즌 7승 2무 2패(승점 23)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대전 관계자는 “지난 시즌엔 강등 위기로 관중이 줄었으나 올 시즌엔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면서 2년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대전은 1부인 K리그1로 승격한 2023년에 총 24만4274명, 평균 1만2857명의 홈관중을 끌어모았다.

대전은 2016년 강등돼 2부인 K리그2에서 활동하다가 2023년 K리그1으로 복귀,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초반부터 부진하며 강등 위기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6월 부임한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을 앞세워 간신히 반등하며 8위로 잔류했다. 늘어난 관중만큼 황 감독을 향한 시선도 크게 바뀌었다. 황 감독은 2020년 대전 지휘봉을 잡았다가 성적 부진 탓에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그래서 지난해 부임 때 대전 팬들은 “4년 전을 잊은 황당한 선임”이라며 반대했다. 게다가 황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대전의 흔들림을 잡지 못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황 감독은 후반기에 대전의 반전을 이끌어 냈고, 올 시즌엔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며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1997년 출범한 대전은 창단 첫 K리그1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주민규는 대전의 첫 왕좌 도전의 선봉장이다. 35세인 주민규는 지난 시즌 울산HD에서 10골을 넣는 데 그치며 노쇠화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올 시즌 대전으로 이적한 후 11경기 만에 8골을 작성하며 여전히 날카로운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주민규는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조유민(샤르자)의 이적 이후 발생한 대전의 스타 선수 공백을 메웠다. 주민규는 올 시즌 K리그1 득점 1위, 공격포인트 1위(9개)다.

정세영 기자, 허종호 기자
정세영
허종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1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