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대산사고 가는길’ 전

조선왕조의궤 등 유물 소개

평창=장상민 기자

오대산이 품었던 조선왕조의 실록·의궤를 언제나 볼 수 있는 공간이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연다. 국가유산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대산 사고본(史庫本)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를 소개하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실록박물관·사진)을 다음 달 1일 전면 개관한다고 30일 밝혔다.

조선은 한양에 내(內)사고를 두고 지방에 외(外)사고를 둬 국가의 주요한 기록물을 보관했다. 특히 국토 전반에 큰 피해를 입힌 임진왜란으로 인해 전국 각지의 사고가 불타는 등 기록물이 소실되자 조선 후기에는 산 속 깊은 곳에 내사고를 설치해 기록물 보존에 힘썼다. 1606년 지금의 강원 평창군 오대산 일대에 들어선 오대산 사고는 주요 보관처 중 하나였다.

오대산 사고에 보관돼 있던 국보 실록(정식 명칭은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75책, 보물 의궤 82책 등은 일제강점기에 반출돼 갖은 노력 끝에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환수됐다. 이후 실록박물관은 2023년 11월 상설 전시 일부를 선보였고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전관 개관하게 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기획 전시실과 영상실, 어린이박물관, 교육실·강당 등을 새로 꾸미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 공간을 마련하는 등 관람객을 위한 시설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실록박물관은 전관 개관을 기념해 특별전 ‘오대산사고 가는 길’을 개최한다. 전시에선 오대산 사고의 설립과 운영, 쇠퇴의 역사를 40여 점의 유물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안전한 보관을 위해 깊은 산 속에 사고를 지었으나 습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했던 포쇄(曝쇄) 작업이 눈길을 끈다. 주기적으로 책을 꺼내 바람에 말리는 이 작업을 위해 번암 채제공, 추사 김정희 등도 오대산 사고를 다녀갔다. 김정희가 포쇄 후 강릉 오죽헌에 들러 이름을 남긴 방명록인 ‘심헌록’(尋軒錄)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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