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28일 대규모 정전 사태로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는 대위기를 맞았다. 이웃 국가인 포르투갈에서도 대정전 사태가 발생해 이베리아 반도를 오가는 항공기 수백 편이 결항 또는 지연됐고, 열차·지하철·통신·금융이 올스톱됐다. 대정전의 원인과 관련해 이상기후로 인한 극심한 기온차가 고압 전력선에 이상 진동을 일으켜 발생한 유도대기진동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으나, 갈수록 전문가들은 태양광 과잉 의존 쪽에 무게를 두는 기류다.

스페인의 전력원은 풍력 23%, 원자력 19%, 태양광 17%, 수력 13% 순인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최종적으로 원전을 폐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풍력·태양광 과잉 의존은 전력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경고가 제기됐는데, 이번 재난으로 현실화했다. 대정전이 발생한 이날 스페인 내륙의 일교차는 극심했고 태양광이 전력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전력 회사도 재생에너지가 대정전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에도 타산지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원전 증설에 반대하고 태양광·풍력 확대를 주장한다. 현재 원자력 비중이 31.7%이고 재생에너지는 9.5%다.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지만, 안정적 에너지원인 원전 증설도 망설여선 안 된다. 스페인보다 재생에너지에 불리한 기후조건, AI 시대에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 다른 나라와 완전히 단절된 전력 공급망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합리적 에너지 믹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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