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빅토리야 로시나 기자. 로이터·연합뉴스
故 빅토리야 로시나 기자.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사자 시신 757구를 송환한 가운데, 이중 마지막 757번째 시신은 우크라이나 여성 언론인 빅토리야 로시나인 것으로 29일(현지시간) 드러났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등의 합동 탐사보도에 따르면, 로시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어떤 불법 고문 행위를 저지르는지 취재하려다가 러시아군에 붙잡혀 이런 참혹한 죽음을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내용은 각 외신과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포비든스토리즈’에 공개됐다.

그는 앞서서도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소속 기자로 이미 몇 차례 잠입 취재에 성공해 러시아군의 잔학행위를 폭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그 위험성 때문에 러시아군 점령지역으로 잠입하는 취재기자는 매우 드물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로시나는 이번에도 러시아 점령지 자포리자 인근 지하시설에 잠입하려 했지만 결국 검거돼 러시아의 구금시설로 끌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보도에 따르면 로시냐 시신은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 발끝에는 전기고문의 흔적으로 보이는 화상이 있었다.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고 머리와 둔부에는 폭행의 흔적 같은 찰과상이 남아 있었다. 턱 아래 목뿔뼈(설골)도 부러져 있었는데 이는 목 졸림 피해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시신에 뇌와 두 안구도 모두 사라졌다며, 로시나 기자의 장기가 일부 사라진 탓에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검찰은 로시나 기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전쟁범죄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이날 “러시아가 납치한 민간인 인질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더 큰 관심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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