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몸 밖에 노출된 채 태어난 소녀가 7년간의 의료적 준비 끝에 혁신적인 흉부 재건 수술에 성공했다. 영국 레스터 대학병원 제공
심장이 몸 밖에 노출된 채 태어난 소녀가 7년간의 의료적 준비 끝에 혁신적인 흉부 재건 수술에 성공했다. 영국 레스터 대학병원 제공

심장이 몸 밖에 노출된 채 태어난 아기가 7년 만에 흉부 재건 수술에 성공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선 등은 7세 소녀 바넬로피 호프 윌킨스가 영국 최초로 초희귀 선천성 질환인 심장외위증(ectopia cordis)을 극복한 사례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심장외위증은 심장이 갈비뼈와 흉골 안에 위치하지 않고 몸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원인 불명의 희소 질환이다. 심장이소증을 앓는 신생아의 90% 이상은 사망한 채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넬로프의 경우 심장이 얇은 피부층 하나 아래에만 덮여 있었으며, 제대로 된 뼈(흉골이나 갈비뼈)로 보호되지 않은 상태였다.

바넬로피의 엄마 나오미 핀들리는 9주차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가 심장의 일부 또는 전부가 가슴 바깥에 위치하는 ‘이심장증’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담당의는 “희망이 거의 없다”며 임신중단을 권고했다.

그러나 엄마 나오미와 아빠 딘 윌킨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바넬로피는 2017년 11월 레스터의 글렌필드 병원에서 800만분의 1이라는 낮은 확률을 뚫고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났다. 영국에서 심장외위증을 가지고 생존한 상태로 태어난 첫 번째 사례였다.

레스터 대학병원 NHS 재단 소속 의료진은 7년 동안 바넬로피의 상태를 관찰하며 수술을 준비해왔고, 마침내 지난 16일 레스터 왕립 병원의 이스트 미들랜드 선천성 심장센터에서 8시간에 걸친 복합 수술이 진행됐다.

의료진은 바넬로피에게 체외막산소화(ECMO) 기기를 장착해 심장과 폐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하게 했다. 이후 바넬로피의 심장을 얇은 피부층에서 조심스럽게 분리한 뒤 양쪽 갈비뼈를 절개해 앞쪽으로 늘리고 연결해 심장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재건했다.

이 수술에 참여한 의사 중 한 명인 선천성 심장외과 컨설턴트 이케나 오메헤는 “7년 전 바넬로피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의 가슴을 닫고 심장을 보호할 적절한 기회를 기다려왔다. 까다롭고 긴 여정이었지만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얻는 만족감은 특별했다”면서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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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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