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일파 이완용의 증손자인 이윤형 씨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 재개발 땅을 매각한 뒤 캐나다로 이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부지는 그가 국가를 상대로 조상 땅을 찾겠다며 제기한 토지 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돌려받게 된 곳이다.
30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을사오적 중 한 명이자 대표적인 친일 인물인 이완용의 증손자 이윤형 씨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내 토지 2354㎡(712평)을 매각한 뒤 캐나다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1997년 서울 북아현동 545·546·608번지 일대 토지를 재개발업자 2명에게 처분한 뒤 캐나다로 떠났다. 당시 부지는 원래 이완용 명의였으나, 해방 후 국가에 의해 환수됐다. 이후 이 씨가 조상 땅이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다시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친일파 땅이라고 해서 법률상 근거 없이 재산권을 빼앗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토지를 몰수할 법률상의 근거가 없었던 만큼 토지를 되돌려 줘야 한다”며 원고인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도 원심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원심 판결에 법리를 잘못 적용했거나 법리를 잘못 적용했거나 사실 판단을 오인한 것이 없다”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당시 북아현 일대 땅값은 평당 400만~450만 원 수준이었으며, 이 씨는 약 3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손에 쥔 것으로 추정된다.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당시 이완용이 보유한 부동산은 전국적으로 총 2233만4954㎡(676만8168평) 규모로 전해진다. 그는 해방 전 이 땅 대부분을 현금화했고, 환수된 상당수의 토지 중 일부는 자손들이 제기한 반환 소송을 통해 다시 가져갔다.
문제가 된 해당 부지는 현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포함돼 있으며, 향후 지하 3층~지상 29층, 28개 동 규모의 아파트 단지(총 2320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북아현 뉴타운은 총 5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 중 3곳은 이미 재개발을 완료하고 입주를 마친 상태다.
한편 이완용은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한일합방을 주도한 인물로, 조선이 망하는 데 크게 일조한 인물이다. 1910년 일제로부터 백작 작위를 받았고, 1919년 3·1 운동 진압을 대가로 후작으로 승작됐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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