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지족해협에 설치된 죽방렴. 남해군청 제공
경남 남해군 지족해협에 설치된 죽방렴. 남해군청 제공

UN식량농업기구 이달 현장실사

어촌·농업 연계한 생계모델 주목

남해=박영수 기자

경남 남해군은 오는 12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실사단이 남해 지족해협을 방문해 전통 어업 방식인 ‘죽방렴’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를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죽방렴은 조류가 빠른 해역에 대나무를 엮어 만든 어살을 설치해 물살을 따라 이동하는 어류, 특히 멸치를 포획하는 전통 어법이다. 500년 이상 전승돼 온 이 방식은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고 어획물의 품질을 유지하는 어업의 모범으로 꼽힌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명승, 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2019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지족해협 일대는 죽방렴뿐 아니라 농업과 어업을 연계해 지역 주민의 생계를 꾸리는 대표적 복합 생계모델 지역이다. 남해군은 유자, 마늘, 시금치 등 특산물 재배와 병행한 자급적 농어촌 경제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전통 지식과 생계 방식의 통합은 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지정 기준에 부합하는 핵심 요소다.

FAO 실사단은 이번 현장 실사에서 죽방렴의 구조와 작동 방식, 지역 주민의 어업 활동, 농업과의 연계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실사 일정에는 지족해협 일원의 죽방렴 현장체험, 인근 농업 소개, 지역 주민 인터뷰 등이 포함된다.

남해군 관계자는 “죽방렴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슬기로운 어업 방식으로 지역민들의 삶과 뗄 수 없는 공동체 자산”이라며 “이번 FAO 실사로 남해의 전통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기자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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