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다시 K-원전 수출
향후 추가원전 우선협상권 기대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 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수주로 프랑스 ‘텃밭’인 유럽 시장 첫 진출에 성공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후 16년 만에 K-원전 수출 꿈이 현실화했다. 다만 2009년 바라카 원전 사업 계약식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던 것과 달리 5월 7일로 예정된 두코바니 원전 본계약 체결식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경제에서 빛나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부득이하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빈 참석자 격이 낮아진 셈이다.
한수원 중심의 팀 코리아가 4월 30일(현지시간) 사업비 4000억 코루나(약 26조 원)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우리 원전은 중동에 이어 유럽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이번 정부 국정과제였던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 달성’ 목표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수원은 현재 원전 4기를 운영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지에 5·6호기를 새로 짓는다. 특히 체코 정부가 향후 테멜린 단지 내 원전 3·4호기 건설 계획을 확정하면 한수원은 이 사업에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팀 코리아가 체코 측으로부터 최종 낙점을 받은 배경은 가격 경쟁력과 공사기간 준수 역량이다. 당초 지난 3월 최종계약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에 프랑스전력공사 등 입찰에 탈락한 경쟁사들이 체코 반독점당국에 절차적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며 두 달 늦춰지게 됐다. 원전 산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을 쌓아 추가 수출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계약 핵심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안정적 수익 확보 가능성이 향후 과제라고 지적한다. 체코 측이 원하는 60% 현지화율 목표나 지식재산권 분쟁 타결에 따른 미 웨스팅하우스 몫이 수익성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통령이 공석인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본계약 체결식에는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맡을 여지가 있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보다는 안 장관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부총리의 체코 출장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