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사임땐 ‘1인 3역’ 맡아

아세안+3 재무회의 차질 우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임할 경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권한대행직을 물려받아 남은 대선 일정을 관리하게 된다. 부총리가 대통령, 총리직까지 ‘1인 3역’을 맡게 되는 사태가 한 달여 만에 재현되는 것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회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등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일정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이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최 부총리가 다시 ‘권한대행의 대행’을 맡게 된다. 이 경우 3월 24일 한 권한대행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해산했던 ‘범부처 업무지원단’도 다시 꾸려져 다음 달 3일 대선일까지 운영될 전망이다. 정계에선 한 권한대행의 이날 사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당초 최 부총리는 오는 3일 출국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와 ADB 연차총회에 연달아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의 출사표 여부에 따라 모든 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와 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한·중·일 3자 회담과 통상 현안 관련 주요국인 일본, 인도와 만나는 일정이 예정돼 있고, 미국 주요 인사가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가 다시 권한대행직을 맡는다면 곧바로 안보 관련 회의를 소집해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기자단과 만나 한 권한대행의 사임 및 대선 출마와 관련해 “대외 신인도 차원에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향후 정국 변화에 따라 탄핵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은 여전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지난 3월 최 부총리 탄핵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지 않고 법사위로 회부한 바 있다.

권승현 기자, 나윤석 기자
권승현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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