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 연루 로비 의혹 확산
阿 진출 주력하던 통일교 인사
건진 통해 김여사 접촉 시도뒤
관련 ODA예산 635억원 늘어
윤정부 작년엔 阿와 정상회의
김여사가 지원 사격 나서기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해달라며 ‘건진법사’ 전성배(65) 씨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명품백을 건넨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모 씨가 캄보디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지원을 청탁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1일 제기됐다. 윤 씨가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와의 접촉을 시도하던 2022년 이후로 통일교의 ‘역점 사업’ 대상인 아프리카에 책정된 정부 ODA 예산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아프리카 ODA 사업 규모 확장에 통일교 측 입김이 작용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ODA 사업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아프리카 대륙 관련 ODA 예산은 약 2257억1300만 원으로 2022년(1622억 원)보다 635억 원 늘어났다. 동남아시아는 92억 원, 서남아시아는 266억 원이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액 폭이 훨씬 크다.
같은 기간 중남미는 274억 원,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속한 유라시아·중동도 353억 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아프리카 ODA 예산은 3117억 원으로 860억 원이 늘었고, 전 씨 청탁 논란이 불거진 캄보디아가 포함된 동남아는 무려 1045억 원 증가했다. 반면 서남아는 지난해 6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8억 원이 잘려나갔고, 중남미도 755억 원으로 전년보다 117억 원이 삭감됐다.
아프리카 대륙은 통일교가 2018년 대규모 콘퍼런스인 ‘월드 서밋’을 개최하는 등 확장 공세를 벌이던 곳이다. 아프리카 ODA 예산의 비정상적 증가에 대해선 지난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외교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야당은 아프리카의 ODA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데 비해 구체적 성과 지표와 실행 계획이 미비하다며 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진출에 힘을 기울인 통일교가 ODA 예산 확보에 주력한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윤 씨는 지난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통일 세계를 위해선 재정 확보가 중요하다. 그 방식이 ODA”라며 “윤 대통령을 1시간 독대하면서 암묵적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윤 씨의 측근인 A 씨도 “2022년 윤 씨가 캄보디아에 통일교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건설할 때, 교단에서는 세네갈로 아프리카 본부를 이전하는 등 아프리카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윤 씨는 2022년 6월 열린 한 통일교 행사에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을 직접 만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정부는 최초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열고, 아프리카 ODA 규모를 2030년까지 53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약 14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 또한 이 행사에서 다수의 영부인 프로그램을 주도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의원은 “ODA 사업이 사적 청탁의 도구로 활용됐을 경우 향후 글로벌사우스(남반구 신흥국·개발도상국) 국가들과의 협력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라며 “캄보디아 외 국가들에 대해서도 통일교 내부 인사들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살펴 윤 정부 ODA 사업 전반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수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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