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일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이성을 잃은 듯하다. 대선 승리를 확신하는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가 증폭된 데 따른 악감정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법치 자체를 뒤엎는 행태를 공식·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공당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3시에 파기환송, 4시에 한덕수 사퇴,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졸속 재판으로 국민 주권을 뺏으려 한다”고 했다. “사법 쿠데타”(최민희 의원) “내란 행위”(김용민 의원) “대법원은 사망했다”(김병주 의원) 등의 막말도 쏟아졌다.

김병기 의원은 SNS에 ‘이것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라고 썼다. 파문이 일자 ‘그래 봤자 대통령은 이재명이야’로 바꿨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대통령 당선 후 소추 논란을 차단하는 모든 입법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불소추특권(헌법 제84조)에 기대어 파기환송심을 막는 데 170석의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예고다. 예정에 없던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까지 추진한 걸 보면, 홧김의 말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정당이 집권하면 어떤 일을 벌일까.

이 후보는 대법원 선고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의 판결”이라고 했다. 걱정하는 지지자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잠시의 해프닝”이라며 웃었다고도 한다.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이 후보의 피선거권은 오래 전에 박탈됐을 가능성이 크다. 대선 출마는커녕 정계를 은퇴해야 할 상황이 왔을 수도 있다. 재판 지연으로 인해 대선일 전에 확정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크진 않지만, 정치로 법치를 억누르겠다는 발상은 버리는 게 좋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3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