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때 인연 포천 장자마을…“행정,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곳 찾아 예산 쓰는 것”
편지 낭독 주민 “사람들이 저희를 괴물 취급했을 때 김 후보는 저희와 함께했다”
정착촌 공동대표인 최종국 회장 “광역지자체장 장자마을 방문은 지사시절 김 후보가 처음”한센인 정착촌 찾아 눈물 흘린 김문수 “행정 첫걸음은 약자 돌봄”

“15년 전 후보님을 만나고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문둥이라고 손가락질하던 사람들 눈을 피해 산속에서 숨어 살던 저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손 내밀어주셨습니다. 이제야 사는 게 재밌습니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포천시 한센인 정착 마을인 장자마을 행복 나눔터에서 주민 여성 A씨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대선) 후보를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직접 쓴 손 편지를 낭독했다.
A씨는 “글도 모르는 저에게 한글도 가르쳐주시고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며 “사람들은 저희를 괴물이라고 취급했을 때 김문수 후보는 저희와 함께했다. 그런 사람은 어디도 없었다”고 했다.
듣고있던 김 후보는 눈을 질끈 감더니 눈물을 흘렸다. 그는 A씨가 집 마당에서 꺾어온 진달래 꽃다발을 보고는 입술을 깨문 채 여성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A씨가 연신 “감사하다”고 말하자 A씨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김 후보가 이날 포천시 한센인 정착촌인 ‘장자마을’을 방문한 것은 경기지사 시절 “대통령 후보가 되면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김 후보는 국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 첫 행선지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이어 한센인 마을을 찾았다. 한센병은 일명 문둥병으로 지금은 완치가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전염병으로 취급되며 환자들이 온갖 차별을 겪었다.김 후보가 방문한 장자마을은 과거 김 후보가 2006년 경기도지사 시절 자주 방문했던 곳이다. 그는 당시 도내 한센인 정착촌에 방문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김 후보는 이날 장자마을에서 한센인들과 만나 경기지사 시절 추억을 회고했다. 그는 경기지사 재임 중 한센인 마을 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시설인 ‘행복학습마을’을 조성했고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혔던 염색공장을 산업단지로 합법화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이 마을에 왔을 때 여러분들이 많은 쓰레기를 태워서 염색공장을 하고 단속이 나오면 잡혀가서 전과를 하나 더 보태고 하는 절망의 삶이었다”며 “여러분들의 이 마을을 반드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공무원들이 여러분들을 단속의 대상으로 생각했다. 아무도 도와드리지 못했다”며 “저는 여기 장자마을에서, 한센인마을에서 우리 행정이 갈 길이 무엇인지 배웠다. 여러분이 바로 세상의 희망이다 여러분이 이 세상의 행복을 가르쳐줄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과거 장자마을은 연기가 올라오고 쓰레기도 많고 폐수도 방류돼서 한탄강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그랬다”며 “당시 단속도 많이 이뤄지고 그랬는데 저는 그 원인을 찾아서 하나하나 해결하려고 했다. 지금은 이렇게 (좋은 건물도) 생기고 많이 바뀌었다. 이것이 공무원이 나아가야 할 기본 방향”이라고 했다.
이날 김 후보는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장자마을에 와서 행정이 무엇인지 처음 깨달았다”며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이고 추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옆에 있던 사람의 손을 잡고는 “이 꼬막손이 얼마나 예쁜 손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주민은 김 후보에게 “15년 세월이 지났는데 이렇게 장자마을에 오신 건 크나큰 영광”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 온다고 했을 때 설마 설마 했다”며 “과거에 장자마을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대통령 후보가 돼서 지킨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센인들과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 등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한센인 정착촌 공동대표인 최종국 회장은 “광역지자체장이 한센인 마을에 오신 건 처음이었다. 오신 것 뿐만 아니라 여기서 숙식하면서 애환을 들어줬다”며 “15년 세월이 지났다. 대통령 후보가 되면 장자마을에 오겠다고 한 약속을 후보가 돼 지킨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센인 정착촌 방문 배경에 대해 “제가 도지사 할 때 우리 행정이 갈 방향의 상징적인 곳이라고 생각했다”며 “불법을 많이 단속해서 전과자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게 행정이 할 일이 아니다. 가장 어려운 분들을 찾아뵙고 이분들에 대한 따뜻한 돌봄을 하는 게 행정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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