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긴급 의총…“김문수, 단일화 일정 조속히 제시해야”
대선 후보와 당지도부 공개적으로 파열음…갈등 격화 우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5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3대 선결 사항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이들 사항이 우선 집행돼야 후보 단일화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거쳐 김 후보에게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일정을 조속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파열음을 내면서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겪는 것은 물론 당 안팎의 갈등도 격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오후 11시쯤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오늘 오후 8시쯤 국민의힘 지도부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강명구 비서실장 등을 면담했다”며 김 후보가 당 지도부에 당부한 주요 요구 사항을 공개했다.
김 후보 측은 우선 “(김) 후보는 당원들의 총의와 국민의 뜻에 따라 선출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라며 “전당대회를 통한 민주적 정통성을 확보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당헌·당규 및 법률에 따른 정당한 요구는 즉시 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이어 “(김) 후보의 당무우선권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마지막으로 “지도부가 ‘후보 단일화 이후에야 구성하겠다’라고 통보한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를 즉시 구성해야 한다”며 “선거운동 준비를 위해 선거대책본부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 측은 “위의 사항이 우선 집행되어야 원만한 절차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못 박고 “또한 당은 후보의 단일화 의지를 존중하고, 총력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김 후보의 입장은 국민의힘이 김 후보를 중심으로 범보수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 단일화 = 김 후보의 양보’ 식으로 단일화 논의가 흘러가는 것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얘기다.
반면 60여 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8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김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선 후보 등록 시한(5월 10~11일)을 일주일도 안 남긴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된다는 취지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앞으로 4~5일 안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 주위에 시간을 끌면 우리 편으로 단일화될 수밖에 없다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를 향해 “당원과 국민이 김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이유가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즉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를)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약속했던, 경선 과정의 다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 후 브리핑을 통해 “많은 분이 발언했는데, ‘한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 후보가 단일화 일정을 조속히 밝혀주길 바란다’ 등 2가지를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박 부대표는 “입장문을 채택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지나치게 후보를 압박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입장문을 채택하지 않고 백브리핑으로만 말한다”고 덧붙였다.
박 부대표는 단일화 시한에 대해 “7∼9일 언급이 있었는데 의견 일치는 보지 않았고, 12일에 정상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원들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오남석 기자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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