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 “생산적 대화 기대”

중국 상무부 “상호 존중 전제돼야”

황혜진 기자,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관세 전쟁을 벌이며 사실상 교역 관계가 단절된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스위스에서 첫 무역 협상에 나선다. 정면 대치하던 양측의 대화 물꼬가 트이는 것이지만 무역적자, 펜타닐, 반도체 칩 규제 등 이견이 많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8일 스위스를 방문할 계획이며, 스위스에 있는 동안 경제 현안을 담당하는 중국 측 수석 대표인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와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베선트 장관은 “국제 경제 체제를 미국의 이익에 더 부합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생산적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상에는 베선트 장관과 함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다고 USTR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중국 상무부도 미국 발표 시점인 7일 오전 “세계의 기대와 중국의 이익, 미국 업계와 소비자의 호소를 충분히 고려해 미국과 접촉하는 데 동의하기로 결정했다”며 미국과의 무역 협상 개시를 확인했다.

양측이 무역 협상에 나서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관세 전쟁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관세 전쟁으로 양측 모두에 경제적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양측 간 이견이 많아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협상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협상 개시 사실을 알리면서도 “어떤 대화와 협상도 상호 존중과 평등한 협의, 호혜의 전제 아래 열려야 한다”며 “말과 행동이 다르고, 심지어 협상이라는 간판을 달고 계속해서 협박·공갈을 한다면 중국은 절대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협상을 원하고 (우릴) 만나길 원한다”면서 “그들(중국)의 경제는 미국과 무역을 하지 않아 크게 고통받고 있다”며 주도권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부터 나흘간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차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다.

황혜진 기자, 박세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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